화장실휴지와 유학생활 (유학생활 에피소드1)

arrow30_u.gif



● 공부보다는 살아 남아야 한다는 처지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견디어야한다는 생각만 했다


일본에 첫발을 디딘 것이 8년전의 일이다
일본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난 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 하나로 갔었다 과외하고 롯데백화점에서 냉장고를 배달하며 모은 돈으로 3개월치 학비와 1달 보름치 생활비만을 가지고 설레임과 불안함을 가슴에 담고 일본에 갔었다
방 값이 비싸 방을 구할 엄두조차 나지않아 어학원 기숙사 신세를 지게되었다
(기숙사는 바글바글 한국인, 제2의 한국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한국인들이 많다 유학을 가신다면 기숙사 생활은 가급적 피했으면 합니다)

머리에는 온통 빨리 아르바이트 구해야 하는데-- 그 생각 뿐이였다
구하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였다
일본에 온지 얼마되지도 않아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는 것은 처량하기 짝이없는 일이다
공부만 할수 있다면---(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집에 여유가 있어 지원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도 모르게 들곤 했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고 100엔 자판기 커피 값을 아끼기 위해 커피포트에 커피를 담아 다니곤 했다
자전거로 1시간 거리는 전철을 타지 않고 자전거로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신주쿠거리를 다녔다 지금도 눈감으면 신주쿠거리의 골목 골목이 눈에 선하다

공부보다는 살아 남아야 한다는 처지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견디어야한다는 생각만 했다


● 그 이후 나는 편한 마음으로 공중화장실을 즐겨찾곤 했다


어느날
공중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두루마기 휴지가 뒤에 2-3개가 놓여 있었다
방에 휴지도 떨어졌는데 화장실에서 계속 망설이며 가지고 갈까? 말까?
자신이 한심하게만 느겨졌다
(다른 사람이 버린 재활용물건을 주워 사용은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하지만 결국 휴지를 가방 속에 쑤셔 넣고 돌아왔다

기숙사에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유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뒤에 알고 보니 그 친구들도 공중화장실의 휴지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그 이후 나는 편한 마음으로 공중화장실을 즐겨찾곤 했다

여러분!

만약 일본에 가 공중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면 일본에서 고생하는 아시아계 유학생들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뒷 처리하시길 바랍니다

사요나라

 

arrow29_u.gif